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역할 : 길부 & 하륜 중 편한 역으로
장소 : 학도병 막사
1. 막사 - 낮
학도병들, 막사 청소를 하고 있다.
하륜 앉아서 건성건성 빗자루로 자기 주위만 쓰는 시늉만 한다.
그걸 본 길부가 하륜에게 다가온다.
길부 이 새끼 니 지금 머하노. 그기 지금 청소하는기가?
하륜 꺼지라 내 지금 네랑 입싸움 할 기분 아이다.
길부 뭐라카노.
길부. 하륜 앞으로 다가간다.
길부 청소해라. 여 있는 아들 청소하는 거 안비나?
하륜 니 내가 누군지 모르는 갑제?
길부 니가 누군지 하나도 안 궁금타. 그냥 니는 빗질을 똑바로만 하면 된다.
하륜 (빗자루 내동댕이 치며) 이 시발놈이 뭐라 씨부리쌌노. 한 대 쳐 터지기 안 꺼지나?
길부 내무반장으로서 다시 한번 명한다. 빗자루 다시 잡아라.
서로 눈빛들이 부딪히고.. 일촉즉발 상황. 하륜의 뒤로 대구에서 먼저 온 학도병들이 둘러싼다.
하륜 대가리 수로 함 밀어붙이겠다 이그가? 그래 좋다 시간 없으이 한꺼번에 다 덤비라 씨발놈들아. 부산 짜갈치 깡 한 번 갈챠줘 보지, 머하노 퍼뜩 안 덤비고...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비웃는 대구 학도병들. 길부가 고개를 돌려 웃지 말라는 표정 짓는다.
길부 (하륜을 향해) 그만 나대고 앞으로는 말썽 피지 말고 야들하고 잘 지내라 알았제?
하륜 아 미치겠네. 얌시루꾸로 지금 머하노. 니는 주둥이로 싸우나 새끼야. 뭐 이리 혓바닥이 기노 덤빌 거면 빨리 덤비라 새끼들아. 너들 내가 누군지 아나? 부성고등학교 기하륜이라면 온 부산 바닥이 벌벌 긴다. 어? 어데 대구 촌놈의 새끼가 깝치길 깝치나..
길부 공산당 때려잡으러 왔지, 쌈박질하러 왔나? 그 패기로 공산당 잡자 알았제?
하륜 네가 선생이가 뭐 이래라저래라 쌌노 시발놈아.
길부 나? (견장 보이며) 내무반장.
하륜 그래 좋겠다. 새끼야. 내무반장이라서... 돌아갈 테이 까네 그 눈깔에 힘이나 좀 빼라. 눈깔 튀 나오겠다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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