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역할 : 병구 (신하균) & 강 사장 (백윤식)
병구,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책상 위의 지구본을 쳐다보고 있다.
병구 : 가끔...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
그냥 다 사라져 버리게 놔두고 싶어. 모두 다.
멍청한 놈들!
모든 게 사라지면... 고통도 없겠지...
분노로 떨리는 병구의 손이 지구본에 다가간다.
지구본을 쓰다듬는 그의 손길이 공포스럽다.
병구 : ...우습지?
나 같은 놈이 지구를 구하려고 애쓰는 거...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이 지옥에 무슨 미련이 있다고...
모르겠어... 왜 모두들 날 싫어하는지...
병구, 지구본을 돌려본다.
화면 가득 지구본이 어지럽게 돌아간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병구의 슬픈 눈...
한참 지구본을 바라보던 병구 갑자기 뒤돌아 선다.
강 사장을 쳐다보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 병구.
병구 : 하지만 모든 게 달라지겠지?.
누가 지구를 구했는지, 누가 진짜 영웅인지 알게 되면 말이야.
안 그래?
강 사장 : ..도대체 무슨 말을...
병구 : (말을 자르며) 널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 봤어.
강 사장 : ......
병구 : 난감하더라구...
병구, 부서진 미자기 투영식 생체 변형기의 조각을 집어 살펴본다.
병구 : 삼 년 반 동안 고생 고생해서 만든 걸 니가 이렇게 만들어 버렸잖아?
(강 사장을 노려보며) 해부용으로 쓸까? 아니면 그냥 지구 밥을 만들어버릴까?...
근데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병구, 강 사장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병구 :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듯) 왕자를 만나는 거야.
강 사장 : 와... 왕자?
병구 : 그래. 지구에 온다는 그 왕자 말이야.
니가 총책임자니까 그 정도는 가능할 거야. 안 그래?
강 사장 : ?......
병구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내가 직접 너희 별 왕자를 만나야겠다고.
지구 대표로서...
멍청한 표정의 강 사장.
병구, 씩- 웃더니 일어나 커다란 철제 캐비닛 앞으로 다가간다.
천천히 다이얼을 돌리는 병구.
병구 : (다이얼을 돌리며) 넌 그냥 만나게만 해주면 돼.
그다음은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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