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지 식

오미크론 변이 명칭 논란

너굴이~ 2021. 12. 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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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Omicron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명칭 논란

 

 

 오미크론이란 그리스 문자의 15번째 글자입니다.

 

 

 그전까지 명명된 마지막 변이가 12번째 글자인 뮤(Μ/μ; mu)로 불렸기에

발견 초기에는 13번째 글자인 뉴/누(Ν/ν; nu) 변이로 보도되었고,

오미크론으로 명명된 이후에도 아직 '뉴/누 변이'라는 표현과 혼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누 변이라는 명칭이 순서상 유력해 매체에선 이걸로 예상해 불렀지만

WHO에선 예상을 뒤엎고 뉴와, 그와 함께 어째서인지 14번째 글자인 크시(Ξ/ξ; xi)까지 건너뛴

오미크론(Ο/ο; omicron)으로 명명했습니다.

 


  '뉴'는 'New'와 발음이 같은지라 '새로운 뉴 변이 소식 알림'과 같은 문구에서

의미상 혼동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건너뛴 것으로 보이며,

'크시'는 "로마자 표기인 'xi'가 중국의 흔한 성씨인 시(Xi)씨에 대한 낙인으로 비칠 수 있기에 건너뛰었다"라고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이 공식으로 밝혔습니다. (조선일보 기사)

 

 이와는 독립적으로 영국의 저널리스트 폴 뉴키(Paul Nuki)는

WHO 관계자로부터 '뉴'와 '크시'는 의도적으로 피한 (deliberately avoided) 것이 맞으며

'판데믹에 관련된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라고 알리기도 했으며, 

 

 미국 연방상원의원인 테드 크루즈는 이를 두고 'WHO가 중국 공산당을 그렇게나 무서워한다면,

그들(=중국 공산당)이 은폐하고 있는 이 재앙과 같은 전 세계적 팬데믹이 또 벌어졌을 때

WHO를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라면서 비판했습니다. 

 

 하버드 의대 감염병 전문가인 마틴 컬도프(Martin Kulldoff)도 새로운 뉴 변이 소식을 알리면서도

'단, WHO가 오미크론을 채용함으로써 Xi를 피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WHO 대변인의 입장과는 다르게, 성조를 생략한 Xi는 중국에서 그렇게 흔한 성씨가 아닙니다.

중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는 리(李)씨, 장(张/張)씨, 왕(王)씨이며

중국의 성씨 랭킹을 매년 집계해서 공개하고 있는 백가성(百家姓)의 자료에 따르면

우선 시진핑이 사용하는 습(习/習; xi)은 331위로 중국 전체 인구의 0.01%(약 19만 명)밖에 안 되며 

이보다 순위가 높은 것 중 가장 높은 게 석(席; xi)씨인데,

이것도 고작 203위(약 61만 명)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위에 폴 뉴키의 트윗에 대한 답변 중에서도 'Xi는 중국에서 매우 희귀한(very rare) 성씨이기 때문에,

당신이 (텍스트로)'Xi'를 언급한다면 보통 누굴 말하는 건지 다 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즉, 'Xi'라는 표기 자체가 특정 국가의 지도자를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건너뛴 것이며,

이는 '인도 변이'를 공식적으로 델타 변이라 명명한 것과는 다르게,

Xi로 대표되는 인물이 시진핑인지라 기존에 보인 친중 성향의 연장선으로

시 씨 전반이 아닌 시진핑을 염두에 둔 '21세기의 글로벌 피휘'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게 근거 없는 의심이 아닌 것이, Xi(ξ)는 영어권에서

보통 '자이'(/zaɪ/)라고 발음하고 Xi Jinping의 Xi는 중국어 발음에 따라

'시'(/ʃiː/)로 발음하므로 앞선 '뉴'의 사례처럼 발음 문제로 건너뛴 것이 절대 아니며,

실존 권력자의 '로마자 알파벳 표기'와 같다는 점에서 피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보다 바로 앞선 돌연변이 명칭으로 멀쩡히 잘만 쓰이고 있는 '뮤'(Μ/μ; mu)의 사례를 볼 때

Mu가 Xi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중국에서 쓰이는 성씨인 것을 생각하면

시진핑에 안 좋은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다는 이유로 건너뛰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참고로 Xi와 마찬가지로 Mu 역시 2020년 백가성 랭크에서도 각각 230위에 올라와있다고 합니다.

 


 결국 오미크론 변이는 명명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크시 변이(Xi Variant)로도 불리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한 것에 더 반발하여 부르는 것 같네요.

 


 이미 Mu가 아무런 논의 없이 잘만 쓰였기 때문에 Xi에 이르러서야

'성씨 전반의 낙인을 피하기 위해 글자를 건너뛰었다'는 해명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이다음부터라도 해당 원칙을 적용한다면, 파이(Pi, π), 로(Rho, ρ), 피(Phi, φ), 카이(Chi, χ)도 

피씨, 노 씨(한국)와 이탈리아의 지명 로(Rho), 베트남에 많이 분포하는 피(Phi)씨, 치 씨/지 씨를

피하기 위해 건너뛰어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한 논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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