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2인 연기] 영화 <S 다이어리> 지니 & 찬
S 다이어리
역할 : 나진희. 일명 지니 (김선아) & 임찬 (장혁)
반지 케이스를 쥔 채 가늘게 떨고 있는 지니의 손 너머로 찬(28세)의 얼굴이 보인다. 그 앞에 벙찐 표정의 지니(28세)
지니 넌 다른 남자들이랑 다를 줄 알았는데... 너도 날 사랑하니까 떠나겠다는 거야?
찬 (너무 쉽게) 아니.
지니 (당황하며) 아, 아니야? 그럼.
찬 (침착하게) 딴 여자가 생겼거나 니가 싫어져서 그러는 건 아니야.
그리고 니가 나한테 잘해준 거 그거 다 인정해. 근데 그게 문제였던 거야. 왠지 너한테는 계속 받기만 할 것 같아.
지니 그럼 그냥 받기만 해. 지금처럼. 난 괜찮아.
찬 내가 안 괜찮아. 사랑은 주고받는 거잖아. 나도 사랑을 주고 싶어.
지니 그럼 주면 되잖아.
찬 그런데, 그게 너한테는 안 된다니깐.
지니 왜 안되는데? 한 번 해봐. 안 해봤다며?
찬 (와락) 넌 아니라니까. 너한테는 아무런 감흥, 설렘도 없다구!
지니 놀란 듯 찬을 바라본다
찬 (다시 조용히) 소리 질러서 미안해. 나 진짜 사랑을 하고 싶어. 더 늦기 전에.
가만히 찬의 구석구석을 훑어보는 지니
지니 (갑자기) 너 게이지?
찬 (당황하며) ?
지니 맞구나.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다른 남자들 같았으면 벌써 자자고 그랬을 텐데...
찬 제발 이상한 상상하지 마, 지니야.
지니 아니야. 너 게이 맞아! 그래서 나랑 사랑 만들어 나가는 게 두려웠던 거야.
찬 야. 나지니. 너 그것도 문제야. 상상 속에서 이유 만드는 거.
너 아직도 전에 사귀었던 남자들이 널 사랑해서 떠났다고 생각하지?
지니 ......
찬 (한심하다는 듯) 가서 한 번 물어봐. 그 사람들이 널 진심으로 사랑했었는지.
아닐걸. 아니라고. 그 사람들이 한순간이라도 널 진심으로 사랑했을 것 같아?
얘기를 마친 찬. 지니를 보면 지니의 두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지니 야, 임찬. 날 사랑하지 않았으면 됐지. 아니, 사랑하지도 않았다면서 니가 날 얼만큼 안다고. 니가 뭔데...
찬 (미안한 듯, 그러면서도) 사랑하진 않았지만 그 정돈 알 수 있어.
지니 나쁜 새끼. 너 나빠. 정말 나빠...
찬, 어정쩡한 자세로 슬슬 걸어 나간다
찬 자기감정을 속이면서 만나는 게 더 나쁜 거야. 울지 마... 나 먼저 간다.